아트인컬쳐아트인컬쳐 4월호 <새 얼굴, 새 도전, 새 물결>

2022-04-18

갤러리는 하나의 작은 무역항이다. 그곳에서는 시장의 상품이 유통될 뿐 아니라, 상품과 연관된 새로운 삶의 터전이 조성된다. 타지 사람이 하나둘씩 정착해 먹고 일하고 생활하면서 침체된 지역을 활성화하고, 고유의 문화를 꽃피워 간다. 그래서 '신생 갤러리'를 조명하는 일은 한 지역의 문화를 충체적으로 점검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미술 작품 유통은 경제 차원을 넘어 건강한 예술 문화를 육성하는 사회, 교육 기능을 맡는다.


ART의 4월호 특집을 및 낼 주인공은 '신생 갤러리'다. 2020년 이후 개관환 뉴 파워 갤러리를  망라해 다이내믹한 젊은 지형을 그린다. 이를 위해 『서울아트가이드』가 집계한 연말 총결산 자료를 입수해 2020~ 21년 전국에 개관한 전시 공간을 빠짐없이 조사했다. 2020년 170곳, 2021년 142곳 총 312곳이 문을 열었고, 그중 갤러리는 2020년 80곳, 2021년 78곳으로 총 158곳이었다.

여기에서 공립 기관인 주민센터나 작은 사내 갤러리 성격이 짙은 곳은 제외해 100여곳으로 압축했다. 다음으로 대관전 중심인 곳, 작가 개인전을 개최하지 않는 곳, 개럴리보다 식당 혹인 카페 운영이 주목적인 곳을 덜어내고 올해 설립한 갤러리를 추가했다. 기존 갤러리가 다른 지역에 차린 분점, 비영리를 추구하지만 주요 작가의 전시를 개최해 빼놓기 아수운 공간도 푹넓게 수용했다. 그 결과 서울, 경기, 광주, 대구, 부산, 울산의 갤러리 40곳이 한자리에 모였다.


ART가 이들에게 요청한 자료는 다음과 같다. 공간의 기본 정보는 물론, 그 갤러리를 움직이는 운영 주체와 상세한 비전, 화랑이 내세우는 작가와 전시를 구체적으로 밝힐 것, 명단을 줄 세워 나열하는 디렉터리를 넘어, 지금 이곳에서 새로운 미술시장을 이끌어가는 주역이 누구인지 심도 있게 취재하려는 목적이다. 갤러리는 가나다 순으로 배열해 ⓵설립 연도 ⓶ 최초 설립자 또는 현재 대표자 ⓷ 주소 ⓸ 웹 사이트를 명시하고, 그 영업 전략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꼼꼼히 녹여냈다.


40개 갤러리 성격은 크게 6개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글로벌 갤러리의 서울 진출. 2016~17년 페로탕, 페이스 갤러리, 리만머핀을 선두로 국제적인 화랑이 서울을 '전진 기지'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아시아 마켓의 허브였던 홍콩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해지고, 팬데믹 이후 입국 규제가 강화되면서 그 대안으로 한국이 떠올랐다. 올가을 프리지 서울의 상륙 소식도 세계 아트피플의 뜨거운 관심에 기름을 뿌렸다. 가장 먼저 베를린 갤러리 쾨닉이 압구정에 지점을 차렸고, 이어서 잘츠부르크에 본진을 둔 타데우스로팍도 한남동 시대를 개막했다. 지난 3월에는 중국계 대형 화랑 탕컨켐포러리아트가 입점했고, 오는 4월 뉴욕 글래드스톤갤러리와 베를린 페레스프로젝트도 잇달아 서울점을 공개한다. 이 밖에 뉴욕 투팜스, 취리히 하우저 & 워스, 퀼른 스프루스마거스도 서울 지점을 추진 중이다. 굴지의 외국계 갤러리가 영향력을 확장하는 만큼, 그 사이 교두보인 한국인 디렉터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신생 갤러리 중에서는 쾨닉 최수연, 타테우스로파 황규진, 탕컨템포러리아트 박혜연, 글래드스톤갤러리 박희진, 페레스프로젝트 조은혜가 서울점을 책임진다.


둘째, 기업 자회사 미술기관, 기업이 미술투자에 뛰어들어 입지를 다진 갤러리도 꾸준히 증가한다. 이들은 상업성을 표방하지는 않지만, 역량 있는 작가를 지원하고 지역 주민에게 다양한 문화 향유 기회를 선사한다. 대표적으로 이수그룹이 본사 로비를 아트스페이스로 개조한 스페이스이수가 있다. 사옥에 문을연 전시장이지만 홍익대 교수 이수진, 큐레이터 배은아, 김성우 등 전문 미술인력을 투입해 현대 미술 전시에 공을 들인다. 반도체 부품 제조기업 (주)영일프레이젼이 독산동에 세운 예술의 시간도 매년 청년 작가 공모를 개최하고, 지역 근로자와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연다. 반면, 기업과 연관됐지만 '갤러리'를 내세우는 기관도 있다. 부산의 파이프 제조 기업 태광의 자회사 파운드리 서울과 제지 회사 화인페이퍼(주)가 후원하는 화인페이퍼 갤러리다. 아무래도, 작가를 성장시키는 힘은 '입금'이니까.


셋째, 기성 화랑의 분점. 2020년 이전에 만들어진 갤러리도 브랜치를 개설해 활동 영역을 넓혔다. 먼저, 지역에서 서울로 올라온 지점이 있다. 올해로 30년 차 중격 화랑 갤러리신라는 삼첨동에 서울점을 열었고, 파주 헤이리마을에서 출발한 갤러리소소는 을지로에 더소소라는 새 둥지를 틀었다. 2020년 부산에 오픈한 워킹하우스뉴욕은 1년만에 서울 한남동으로 상경하면서 '폭풍 성장'의 저력을 뽐냈다. 같은 지역에서 세력을 공공히 다진 갤러리도 있다. 2017년 을지로에서 첫발을 뗀 상업화랑은 2019년 문래에 이어 지난해 용산까지 거점을 확장했다. 1948년경 지어진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해 단독 주택 전시장을 확보했다. 2016년 대구 범어동에 뿌리 내린 021갤러리도 타지 대신 인근 상동을 두 번째 지점으로 택해 지역 미술에 힘을 보탰다. 박영덕화랑이 전신인 BHAK는 청담동에서 한남동으로 이전하고 2세 운영을 본격화해 신생 갤러리로 포용했다.


넷째, 실력파 갤러리스트의 독립. 기성 갤러리에 오랫동안 적을 두고 내공을 탄탄히 쌓은 갤러리스트들은 하산할 때가 되면, '내 갤러리 마련'에 박차를 가한다. 갤러리현대에서 9년간 실무 능력을 쌓은 이원준은 반포동에 봄화랑을 설립하고, PKM갤러리와 파트너십을 맺은 제임스 B. 리, 동갤러리 디렉터를 지낸 허시영은 성북동 BB&M갤러리로 공동 새 출발했다. KS갤러리 김신애는 10년 이상 신세계갤러리 수석큐레이터를 겸했고, 갤러리P1의 강유진은 부산 갤러리화인의 기획전을 디렉팅하면서 실무 감각을 익혔다. 페이지룸8의 박정원은 갤러리선컨템포러리, 키미아트, 가나아트파크, 라흰갤러리에서 경력을 쌓은 노련한 갤러리스트이다. 큐레이터의 아뜰이에49 김소희는 하우아트갤러리와 고은사진미술관에서 큐레이터를 역임했다. 반면, 갤러리는 아니지만 미술씬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이들도 있다. 운중화랑 김경애는 프리랜서 아트컨설턴트로 데뷔했고, 더그레잇컬랙션 전민경은 비영리 현대미술 프로덕션 더그레잇커미션의 수장이며, 띠오아트 김현민과 조인순은 각각 뉴욕 스페이스 776 디렉터, 이스라엘 브루노아트 그룹의 한국 대표로 활약했다.


다섯째, 아티스트 출신 디렉터. 작가 마음은 작가가 아는 법! 창작 경험을 지닌 갤러리스트는 누구보다 작가의 현실을 이해하고, 작품 활동을 지속하도록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준다라라앤 문은숙은 조형예술, 프로젝트 스페이스미음 배다리는 조소를 전공했다. 팔갤러리 이영선은 전통공예의 맥을 잇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신사옥은 현직 아티스트 부부 옥정호와 이지영이 개설했고, 오온은 한국화를 전공한 정민주가 운영한다. 섬유미술 전공자인 강승민은 갤러리민트에서 공예, 디자인,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시를 기획한다.


여섯째, 미술과 타 장르의 교차.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젊은 갤러리는 기존 문법에서 벗어나 독특한 실험을 펼친다. 갤러리구조는 미술, 음악, 패션, 무용 등을 트렌디하게 병치하고, 사가는 큐레이터, 연구자, 평론가가 협력해 새로운 '지식 생산 모델'을 탐구한다.갤러리R은 미술평론가, 변호사, 대학교수, 정치학 박사가 공동 창업한 아트비즈니스 기업 (주)KAR 산하의 문화 사업이며, BGA마루는 미술 애플리케이션 BGA의 오프라인 전신 공간이다. 대표의 독특한 이력도 갤러리 성격에 차별점을 더한다. 아르떼숲 정요섭은 『미술세계』편집주간, 갤러리애프터눈 김아미는 (주)헤럴드아트데이 대표를 맡은 언론인 출신이다. 갤러리호호 공동 대표 김미선은 레스토랑 창업 후 오랜 시간 아트 컬렉팅을한 결실로 전시 공간을 구축했다. 또한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광주와 대구에서 스타트 라인을 끊은 솅겐갤러리와 윤선갤러리도 라인업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프로프트프로젝트는 개관전 기획을 더그레잇컬렉션 전민경 대표가 맡아 신생 갤러리 간 연대도 눈에 띈다.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는 '동네 축제'와 같다. 공통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이 한데 모여 지역에 담론을 생성하고, 함께 나아갈 미래를 모색하는 일. ART느ㄴ 이 교류의 발상지인 '새 공간'에서 한국 미술의 내일을 견인할 '새 얼굴'을 마주하고, 이들이 미래의 청사진으로 저세하는 '새 비전'이 일으킬 '새 물결'을 반갑게 맞이한다.


라라앤(LALA&)


⓵ 2020

⓶ 문은숙

⓷ 서울시 서초구 서래로 31, 1,3층

⓸ lalanseoul.com



라라앤은 커뮤니티형 갤러리를 추구한다. 실기를 전공한 문은숙 대표가 설립한 만큼, 젊은 아티스트에게 실용적인 마켓 플레이스를 제공하는데 신경을 기울인다. "작가 출신으로서 외부 요인 때문에 작품 활동을 그만 둔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발판 삼아 예술가가 작품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 라라앤을 시작했다." 라라앤 웹 사이트의 '숍(Shop)'은 접속하면 온라인 쇼핑을 하듯 누구든 손쉽게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 작품 가격도 우물쭈물 흥정할 필요 없이 투명하다. 2021년 10월에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했다. 앱에는 비평과 저널을 한데 모은 매거진, 오프라인과 별도로 기획되는 가상 전시장, 소장품을 자랑하고 사담을 나누는 자유 게시판을 마련했다. 라라앤에 갤러리는 단순히 매매 중개소가 아니다. 미술계 네트워크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으려는, 한 단계 높은 목표를 세운다. 라라앤은 그간 <사람 모양 재료>, <공중체련>, <철요의 방> 등의 전시를 열었다. 올해는 기획전 <'나'와 키치>, 이상선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Art in culture X 2022. 4  (8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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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Day Off


라라앤 (L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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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2, Apgujeong-ro 10-gil, Gangnam-gu, Seoul, Republic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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